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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가장 치열한 순간

by 제이든 카프리 2021. 8. 12.

네모난 식탁 위에 반찬을 담은 접시가 놓여지고, 숟가락과 젓가락 4쌍이 짝을 이루어 한 면에 하나씩 올려져있다. 식탁 가운데에 놓인 나무로 된 받침대 위로 아직도 보글보글 끊고 있는 김치찌개가 담긴 냄비가 놓였다. 이윽고 흰 쌀밥이 수북이 쌓인 밥그릇이 숟가락 옆에 자리잡았다. “밥 먹자란 식사 시작을 알리는 아버지의 짧은 한 마디에 젓가락을 들고 어떤 반찬을 집을지 탐색에 나선다. 식탁 위에 놓여진 반찬을 스캔한 이후 결정한 오늘의 타겟은 치킨너겟이다. 엄마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접시에 치킨너겟 8개가 일렬로 놓여있다. 적어도 3, 많으면 4개 속으로 섭취할 수 있는 치킨너겟의 수를 헤아려본다.

 

6. 동생은 동시에 치킨너겟 두 개를 집어 하나는 자신의 밥그릇 위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입으로 향하는 스킬을 발휘했다. 위기다. 이건 예상치 못 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동생의 스킬을 따라하다간 오빠로서의 위신이 흔들릴 수 있다. 5. 최대한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자연스럽게 치킨너겟 하나를 집어들었다. 3. 또 다시 동생은 무표정을 유지하며 동시에 집어들기 스킬을 발휘했다. 이건 반칙이라며 어머니를 쳐다봤지만 어머니의 시선은 TV에 고정되어있다. “잘 먹었습니다.” 동생의 갑작스런 선언이 나왔다. 갑자기 풀리는 마음. “더 먹어 동생이라며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던지며 젓가락은 남은 치킨너겟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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