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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리뷰

[읽는 것]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있을까? [作. 노현웅 외 5 명 ]

by 제이든 카프리 2021. 9. 2.

[0. 들어가면서]
한겨레 기자들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동안 위장(?) 취업을 하며 겪고, 보고, 들었던 우리 노동의 현실 이야기다.


[1. 책내용]
1) 교체되는 부품, 맞교대 제조업 노동자

- 생산직 노동자(설문 응답자 109명) 중 근골격계 증상이 적어도 1주일 이상 지속된 사람의 비율은 90%에 이른다.(남동공단권리찾기사업단노동자119, 2016년) 근골격계 질환이란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해서 생기는 '골병'이다 어깨, 허리, 팔다리의 신경,근육 등에 나타난다.

- 철강노동자를 대상으로 사고가 날 뻔했던 경험이나 사고로 실제 다친 경험을 물어보니 교대근무자가 주간고정보다 두 배 정도 횟수가 많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2013년)

- 주야 맞교대를 하고 있는 금속노동자 10명 중 6명은 불면증 등을 겪는다는 통계가 나온 바 있다.(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2011년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 '최소'를 규정해둔 법 규정은 현장에 가면 늘 '최대'가 됐다.

- 공단 노동자들의 단기근속 비율(근속연수 1년 미만)은 37.3%에 달한다.(민주노총, 전국공단 실태조사 2015년)

- 안산,시흥에서 교대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7.6시간(휴일근무 포함)에 달한다. 출퇴근 등 업무를 위해 소비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66.8시간이다. 휴일근무도 정상 근무자는 1.4일인 데 반해 교대 근무자는 2.8일이었다.(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2017년)기계에 종속된 교대 근무자에게 장시간 노동은 일상이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파견업체 및 사용업체 근로감독 결과'를 보면, 파견 사용업체 775곳 중 100곳에서 모두 2624명의 파견노동자가 불법 파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견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사례의 49%(1287명)가 인천,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다.

- 노동부가 집계한 파견사업 현황에 따르면 1998년 789개였던 파견업체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2448개로 세 배 넘게급증했다. '인천지역 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 등은 2015년부터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인천 지역의 무허가 파견업체 73곳, 제조업에 불법으로 노동자를 파견한 파견업체 252곳을 노동부에 고발하기도 했다.

- 2007년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교대 근무'를 납이나 자외선과 같은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가족,친구 등 사회적 네트워크도 단절된다. 핀란드는 노동시간법으로 야간 노동을 제한한다. 밤 11시부터 아침 6시 사이 최소 3시간 이상 노동하는 경우를 '야간 노동'이라고 보는데 야간 노동이 가능한 직종은 경찰과 병원 등으로 한정돼 있다. 제조업은 새벽 1시 이후 야간 노동을 지시하려면 반드시 3개 이상의 교대조를 운영해야 한다.

- 한국에선 안전보건공단이 교대 근무를 운영하기 위해 사용자가 취해야 할 조치를 열거하고 있지만 의무 규정이 아니어서 실효성이 없다. 야간 노동의 임금을 가산하기 위한 규정만 있지, 교대,야간 노동을 규제하는 법적 장치 자체도 공백 상태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전체 노동자 임금 중위값의 3분의 2미만)는 전체 노동자 중 23.7%로 4명 중 1명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가운데 아일랜드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2) '샌드위치' 노동자, 콜센터 상담원

- 국외 연구자들은 콜센터를 '화이트칼라 공장', '전자 악취 공장'등의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 특성을 볼 때 콜센터와 컨베이어 벨트 공장이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 부산여성회가 2015년 콜센터 노동자 1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상담원의 32.1%는 불면증 및 방광염을 앓고 있다고 했고 26.6%는 치질이 있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콜센터의 감독 행위를 모두 '전자감시'로 본다. 전자감시는 10년 전부터 콜센터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인권위가 2009년 진행한 콜센터 여성 상담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산을 이용해 상담원의 통화,대기,휴식 여부,통화당 소요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행위를 열거한 뒤 이를 '전자 감시'라고 규정했다. 당시 인권위는 "콜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인권 침해의 소지가 크다"며 "노동 감시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고, 관련법은 여전히 없다.

- 한국노동연구원이 2013년 상담원 54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간한 '서비스 산업의 감정노동 연구'를 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68%)이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격 모독과 성희롱도 잦다.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들은 이는 72%, 폭언이나 욕설을 들은 비율은 65%에 달했다. 성희롱을 당했다는 상담원도 10명 중 3명(32%)이었다. 이 가운데 43.7%가 우울증을 비롯해 서비스업 6대 질환(하지정맥류, 근골격계 질환, 소화장애, 생리불순, 성대결절)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약 25%는 우울증 의심군으로 분류했고50%는 사회심리적 건강 고위험군이었다.

-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기업들은 콜센터를 외주로 돌리기 시작했다. 외주화 물결은 민간기업도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였다. '콜센터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자료를 종합하면, 2010년 기준 주요 공공기관 콜센터 7800여 곳 가운데 직영 비율은 15.7%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의 3대 요소를 저임금, 장시간 노동, 고용 불안으로 본다.

 

3) 법의 사각지대, 초단시간 노동자

-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면, ‘근로 형태별 사회보험 가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초단시간 노동자의 국민연금∙고용보험 미가입률은 각각 92.5%,97.9%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대보험 가입이 법으로 의무화된 단시간 근로자, 전일제 근로자는 국민연금 미가입률이 70.2%, 19.2%, 고용보험 미가입률이 75.0%,24.4%로 크게 차이를 보였다.

 

4) 삶을 곡예 운전 중인, 배달기사

-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대도시 5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224만 8413원이다.

- 근로복지공단 조사(2016)를 보면, 배달기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6시간, 주 평균 근무일은 6일,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63시간에 달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당 평균 노동시간(53.2시간)보다 10시간이나 많았다.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2. 감상후기]

- 풍부한 취재 자료와 생생한 경험이 어우러져 뻔한 주제지만 뻔하지 않은 진국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