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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내가 가장 참기 힘든 10분.

by 제이든 카프리 2021. 8. 6.

오후 550. 퇴근 시간까지 정확히 10분남은 시간이다. 오전부터 요란한 소리를 내던 키보드 소리는 잠잠해졌고, 사무실 이쪽, 저쪽 분주하게 움직였던 직원들도 자신의 자리에 모두 앉아있다. 모두가 무언가를 기다리듯 사무실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51. 오늘 데이트가 있다고 하는 미자 선배의 책상은 화장대로 변했다. 어느샌가 꺼내놓은 메이크업 도구로 변신을 하고 있다. 52. 아침 9시 출근 하고 코뺴기도 보기 힘들었던 차 과장님은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가 가방만 챙기더니 바로 나갔다. 55. 사무실 곳곳에서 인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회사 건물 출입문을 나가는 시간이 퇴근 시간이라며 정 대리도 그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58. 진즉에 싸놓은 가방을 만지작만지작 거리기를 수 십번.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던 고 부장님 자리에서 부스럭 소리가 난다. 의자에 걸어 둔 외투를 입고 가방을 들고 다가오는 고 부장님. “이 사원 아까 말했던 자료 내일 모레가 아니라 내일 아침까지 줘야 겠는 걸?” 그렇게 나의 퇴근은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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